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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NJ life)/일상 & 생각

2020년의 봄은 이렇게 지나갔다

알찬 하루를 보내고, 

좋아하는 유튜버들의 유익한 영상들도 보고 간만에 여유로운 밤시간을 보낸다.

 

4월 16일부터 5월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다.

(날마다 다이어리를 적기에 그나마 기억을 더듬어 적어본다.)

 

[4월 16일~31일]

 

1. Zoom 고등학교 동창회

코넥티컷에 있는 친구의 주선으로 미국동부에 있는 고등학교 동창들하고 줌 동창회가 열렸다. 

고등학교 이후로 본적도 없는 친구들 (심지어 몇은 이름도 가물가물하던)인데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회계사로 10년을 넘게 일하다가 뒤늦게 미국에 들어와 박사를 하고 있는 친구,

미국에서 잡을 잡고 가족들과 있는 친구, 

배우자 때문에 들어와 미국 거주가 10년이 넘은 친구.. 다들 다양하게 살고있었다. '남편때문에 들어와있어'라고 나를 소개했지만 이게 어찌나 어색하던지..ㅎ

2. 비자와 학위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비자의 조건에 대하여 꼼꼼히 따져보고, 

학위 취득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에서부터 고민하던 문제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조금더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5월 1일~15일]

 

1. 5월 1일 교장선생님의 날

참 뿌듯한 날중 하루 였다. 

미국은 도대체가.... 무슨 날~ 무슨 날~이 너무 많다.

그거에 맞게 애들 사진도 찍어서 올려야하고 매우 귀찮았는데.. 이번엔 스승의 날 주간에 '교장선생님의 날'이 따로 있단다. 그래도 우리 가족에겐 서빈이 학교 등록을 도와주신 은인같은 분이셔서, 감사하다는 메일을 보냈다. 

".. Always know that we are here to support our students and families.."

메일 한통에 참 마음 따뜻해지는 날이었다. 

 

2. 극적으로 타협 - 일단 admission 받아서 가져와봐!

미국에 오기 전에 가장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은 아래 두가지 였다. 

1) 내 커리어를 Big Data Analytics에 더 포커스를 둘 것인가, digital marketing에 둘 것인가

2) 이직을 시도해볼 것인가, 학위를 할 것인가

곰곰히 따져보니 나는 회사에서 일할 때, 이리저리 데이터를 뒤적거리며 insight를 찾는 것이 가장 흥미로웠으며, 

그렇게 나온 (남들이 상식으로 믿고있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은) 분석결과를 들이밀어 콧대높은 미국 친구들을 설득했을 떄 매우 큰 쾌감을 느끼곤했다. 

하여.. 분석에 더 포커스를 두기로 했으며, 2)의 경우 코로나로 USCIS가 문을 닫은바 옵션이 학위로 귀결되는듯 했다.

가장 중요한 배우자의 허락. --;

학위 얘기만 꺼내도 한숨부터 쉬고 반대하던 남편이 어쩐 일로, 일단 어드미션을 받아서 가져와보라고 했다.

(가져와보라고? 가져가면? 그럼 무조건 하는거지!)

 

3. 학교 컨택과 시험. 

미국 들어오기 전부터 컨택했던 교수님을 다시 컨택해보고, 

석사 동기들하고 통화하며 학계에 남아 지내는 경험담도 들어보고, 

오랜만에 Google Scholar에 들어가 논문들도 좀 뒤져보고.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박사 어드미션의 장벽은 매우 높아보였고, 

어플라이를 하려면 요구되는 GMAT/GRE 점수도 어마어마했다. 

(돈 내고 하는 석사랑 돈 받고 하는 박사랑 다른점이 이거란다...;;)

근데,, 코로나로 시험을 볼수는 있나?! 하지만 일단 해봐야지 않겠나.......... 그래서..그렇게 GMAT에 발을 들였다.

 

[5월 16일~31일]

 

1. EAD!!

5월 18일 월요일.

여느때처럼 오전에 애들을 데리고 3층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습관처럼 USCIS notifier app을 열었는데 평소와 다르게 알림이 떠있었다!

헉!!! The case was approved!!!!

누군가의 표현처럼, 눈을 씻고 다시 봤다. 

"오빠~ Case was approved!! Case was approved!!!"

그리고 다음날 바로 우편으로 나의 EAD가 도착. 설레던 순간이라 영상으로 담아놓았다.

 

2. 공원이 문을 열었다!~

공원이 문을 열어 숨통이 좀 트였다.

아이들 데리고 나가 킥보드 태우고, 축구도 하고 있으면 그냥 그런 일상이 너무 감사하고도 황홀하게 느껴졌다. 

정말이지 이곳의 맑은 하늘이란...!!!

 

3. 지인들의 소식

걱정하던 누군가는 미국에서 취업이 되었다며 연락이 왔고, 

누군가는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연락이 왔다. 

우연히도 같은 날. 

결국 한 끝 차이다. 

취업이 됬다는 후배도 최종면접까지 4번을 가고,, 5번째에서 합격소식을 받았다고 했으니.

그 한 끝을 넘길 수 있는 끈기와 노력이 중요한 것. 둘다 화이팅!!! 

 

4. 불확실성이 난무하지만 일단 GO..?!? 

누군가의 와이프, 두 아이의 엄마. 

워킹맘의 힘듦에 대하여 얘기해보자. 

'일과 육아 두개를 한꺼번에 하려니 힘들어요~'라고들 하지만, 가사와 육아만 전담하는건 어디 쉬운 일이던가.

(내겐 더 어렵다 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서 행복한 대가로 우린 육체적 정신적 고달픔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바라는 바가(공부든 일이든)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하는 물리적 힘듦이 아니라, 

남편과 나 각자의 career 이슈로 가족이 떨어져 지낼 수도 있다..라는걸 감안하면 이건 참.. 쉽지 않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이렇게나 예쁜 나이인 경우. 

하여..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난 이곳 미국에서 2년간 박사의 '박'자도 꺼내지 않고, 이미 있는 석사 또 한다고 돈 쓰지 말고.. 이렇게 힘든시기 안정적인 직장 두고 이직한다는 얘기하지 말고, 애들하고 시간 많이 보내고 가면 되는거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생겨먹질 않은 것을 어쩌나.

나이가 들수록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결국 나란 사람은 가정에서만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하여 나는 일단 어떻게든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일단 시도를 해보기로.

(뭐 아직 admission 받은것도 아니자나?!?ㅋ)

안되면 어쩔수 없지만 시도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틈틈이 공부하고, 이리저리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문의 메일을 보내고.. 그러는 중이다.

 

조금은 팍팍해 보일 수도 있는 나의 생활이, 일기가. 

훗날 '이 날이 있었어서 지금의 내가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산이 되기를. ^^